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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와 함께/북의 요새에서(北の砦にて)

북의 요새에서 4부 1

by Iskierka 2021.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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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 불가사의한 사건

 

1. 여름의 스노우레어 산

이미지 출처 : 작가 트위터


[등장인물]


· 밀, 밀피리아 : 주인공. 폭신폭신한 하얀 아기여우. 눈의 정령. 푹신푹신. 전생은 일본의 여고생이지만, 가족이나 자기 자신의 기억은 흐릿하다. 폭신폭신. 지금 생은 아기 여우의 정신에 끌려가기 십상. 어쨌든 폭신폭신.
· 스노우레어 : 밀의 어머니. 미루를 아끼고 사랑하면서도, 강하고 씩씩하게 키우고 싶다고 생각한다. 인간 모습일 때는 절세 미녀.
· 하이릴리스 : 아직 젊은 바람의 정령. 제2부에서 밀이나 스노우레어와 옥신각신했지만, 지금은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내가 사는 아리도라(나라이름)도, 다시 여름이 왔다.
...... 괴로워. 여름은 괴로워.

 더운거 싫어. 여름의 쨍쨍한 태양은 싫어. 벌레도 날아다녀서 싫어. 육구(肉球 / 개, 고양이, 곰 등의 동물의 발바닥에 있는 털이 없이 맨살이 들어난 부분)에 땀이 나서 끈적거려서 싫어.
 어쨌든 다 싫어. 여름은 다 싫어.

 눈의 정령으로서 여름에 있는 그대로의 원망을 늘어놓으면서 나는 살고 있는 동굴 속에 틀어박혀 있었다.
 이 스노우레어산 정상 부근은 어머니가 여름에도 정기적으로 눈을 내려 주어, 추워서 나에게는 좋은 느낌이다.
 산기슭 쪽도 일본의 여름과 비교하면 제법 시원하지만, 내가 지내기에는 힘든 기온이다. 북쪽 요새의 기사들은 여름이 훨씬 살기 좋은것 같지만.

"밀피리아"

 복슬복슬한 새끼 여우 모습의 내가 동굴 안에서 빈둥거리고 있으면, 사람 모습의 어머니가 밖에서 부른다.

"이리 오렴. 특별훈련 시간이잖아."
"......"

 나는 움직임을 멈추고 자는 척하기로 했다. 조금 전까지 꼬물꼬물 움직였기 때문에 들킬걸 알고 있었지만, 자는 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면 특별훈련을 싫어하거든.
 어머님은 이제 슬슬 나를 강하게 키우는 건 무리라고 포기했으면 좋겠다. 자신의 딸은 게으름뱅이에 싸우는 것을 싫어하고, 가급적 자는 것과 먹는 것, 노는 것 말고는 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밀피리아, 오늘은 적으로부터 숨는 특별훈련이다."

 어머니는 내가 깨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고 안아 올려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오기로도 눈을 뜨지 못하는 나도 나지만, 어머니도 어머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적으로부터 숨는 특훈이라니?"

 지금부터 자신이 어떤 일을 당하게 될까 하는 두려움으로, 나는 결국 눈을 뜨고 물었다. 어머니는 특별훈련이 즐거운지 웃으면서 설명한다.

"겨울에는 외적도 적지만, 여름에는 동물들이 활발히 행동하니까. 오늘은 맹금류로부터 몸을 지키는 법을 익히는거야."
"맹금류라......"

 그거라면 특별 훈련을 해 두어도 좋을지도 몰라, 라고 생각했다. 독수리나 매, 올빼미 따위에게 실제로 노려질 가능성도 있으니까 말이야.
 큰 독수리라면 나같은 작은 여우 정도는 쉽게 잡아 날아가 버릴 수도 있을테고.
 전생에 TV에서 독수리가 염소를 사냥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염소도 들어올릴 수 있어? 하고 놀라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것 보다는 훨씬 도움이 되는 특별훈련일수도 있겠다.

"밀피리아, 이 근처에서 큰 새를 보면 어떻게 몸을 숨겨야 한다고 생각해?"
"음... 급히 동굴로 돌아가요!"


 새는 밤눈이 어둡다고 알고 있어서 어두운 동굴 깊숙이 숨는 것이다. 나는 자신있게 대답했지만, 어머니로부터는 '그러면 안돼'라는 말을 들었다.

"새를 발견하면 우선 움직이지 마. 그 자리에서 딱 굳어버리는거야."
"하지만 도망가지 않으면 붙잡혀버리잖아."
"이 동굴이 바로 근처에 있었다면 밀피리아의 말처럼 도망 가는 것도 좋아. 그러나 조금이라도 거리가 있으면 도망치는 사이 새는 순식간에 날아와 너를 잡을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나는 엄마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니까. 이곳에는 나무나 숲은 없고, 있는 것은 땅을 덮고 있는 눈 뿐이야. 거기서 새한테서 몸을 감추려면 눈과 동화되는 것이 중요하잖아. 털 색이 하얀 밀피리아가 눈 위에 가만히 멈춰 몸을 동그랗게 만들면 새는 너를 찾을 수 없어. 포식자는 도망가는 것을 찾는 데는 능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것을 찾는 데는 의외로 서툴러."

흥, 그런 건가.
어머니는 나를 눈 위에 내려놓고 특별 훈련을 시작했다.

"자, 달리는거야. 그리고 내가 손뼉을 치면 멈춰서서 몸을 둥글게 말아."
"알았어."

왠지 얼빠진 광경이 펼쳐질 것이 예상 되었지만, 나는 일단 눈 위를 사뿐사뿐 걸었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
 
거기서 어머니가 짝- 하고 손뼉을 처서, 나는 거기서 그대로 몸을 둥글게 말았다. 앞발로 귀도 가리고 가만히 움직이지 않았다.

"보여?"

둥글게 만 채 어머니께 물었다.

"나한테는 죄다 보이는데-."

훤히 다 보인다고?

"하늘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거야."

어머니는 그대로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 같았다.

"하이릴리스! 어때?"
"응? 하이릴리스?"

나도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 봤다. 쾌청한 하늘에는 남국이 어울릴 것 같은 알록달록한 새가 날고 있었다. 저건 확실히 바람의 정령인 하이릴리스다.
그런데 하이릴리스가 어째서 여기에? - 라고 내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전에 그녀가 하늘에서 소리쳤다.

"어째서 내가 이런 특별훈련에 협조 해야 하는거야!
"어차피 한가하잖아."

어머님이 신랄하게 말했다.

"한가하지만, 이러고 있을 틈은 없다구!"

아마도 하이릴리스는 이 특별훈련을 위해 어머님이 불렀을 것이다. 왠지 미안하네.
그러나 그녀는 화를 내면서도, 특별훈련에는 제대로 협조해주었다.

“그래도,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밀피리아의 모습은 확실히 눈에 뭍혀있어!”

하이릴리스, 좋은 사람.

특별훈련을 끝내고 우리 셋은 동굴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어머니는 여우의 모습이 되어 마른 풀을 깐 잠자리에 앉고, 나는 그 옆에서 어머니가 딴 고드름을 베어 물었다.
 그리고 하이릴리스는 자신의 꼬리깃에 부리를 묻고 열심히 털을 다듬으려 하고 있었다. 하이릴리스의 꼬리는 길어서 좀 자세가 힘든 것 같다.
 나는 고드름 깨물기를 멈추고 하이릴리스에게 물었다.

"하이릴리스, 얼음 있어?"

계속해서 하늘을 날고 있던 그녀는 나보다 더 피곤할 것 같아 수분 보충이 필요하냐고 물은 것이다.

"필요 없어."

그러나 하이릴리스는 고드름을 흘낏 보고 대답하며, 다시 꼬리를 다듬기 시작했다.

"거기, 신경쓰여? 꼬리 깃."
"뭐 그렇지. 깨끗하게 해 두어야 해."
"충분히 깨끗해. 반짝반짝 해."

내가 칭찬하자, 하이릴리스는 '흥' 하는 듯한 느낌으로 뽐내듯이 고개를 들었다.

"고마워. 이 꼬리는 말이지, 히르그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어."

하이릴리스는 기쁜듯이 말했다. 불꽃의 정령인 히르그파파 - 쿠가르그의 아빠니까 나는 그렇게 부르고 있다 - 는, 하이릴리스의 짝사랑 상대다.
히르그파파는 나의 어머니를 좋아하는 것 같고, 하이릴리스를 아직 성인여성이라고 여기지 않는 것 같기 때문에, 일방통행의 짝사랑이다.
그렇지만, 하이릴리스는 최근 일일이 어머니를 질투하거나 하지 않고, 이 짝사랑을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네 꼬리는 길고 하늘하늘거리니까, 나도 모르게 신경이 쓰여> 라고 말했어."

하이릴리스는 기쁜듯이 말했지만, 히르그파파의 동물 모습은 흑표범이니까, 고양이과의 육식동물로서 신경쓰인다는 의미가 아닐까.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사냥감의 의미에서 노리는건 아닐까. 괜찮은걸까?
뭐, 쿠가르그라면 몰라도 히르그파파는 실제로 하이릴리스를 공격하거나 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히르스파파에게 그런 말을 듣고, 열심히 꼬리를 정리하는 하이릴리스는 귀여워.

'사랑에 빠진 여자아이라는 느낌~'

좋겠다. 나도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다시 얼음을 깨물었다.

"밀피리아, 고드름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 난다."
"그랬었네.."

얼마 전에 날이 덥다고 고드름 하나를 통채로 먹었더니 배가 아팠던 것이다. 배를 차갑게 해서 복통을 호소하는 정령은 나정도밖에 없을지도. 더군다나 나는 추위에 강한 눈의 요정인데.

"밀피리아는 정말 독특해."

하이릴리스가 그렇게 말해서, 내가 반박했다.

"하이릴리스도 독특한거 아냐? 그게, 사랑에 빠진 정령은 잘 없잖아?”
"그렇지 않아. 쿠가르그는 확실히 밀피리아를 좋아하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쿠가르그도 스노우레어와 사랑에 빠진셈이지 않아?"
"아, 그런가."

바로 반박당했다.

"정말! 나한테 그런 말 하게 하지마!"
"미안. 하이릴리스는 히르그파파를 짝사랑해서 괴로운데.. 미안. 히르그파파는 어머님이 좋아한다고 말하게 해서... 하이릴리스는 괴로운데.. 미안... 괴로운데..."
"좀 그만해! 그렇게 괴롭지 않다고!"


하이릴리스는 날개를 파닥파닥거리며 화를 냈다. 미안.
그렇지만 하이릴리스나 쿠가르그, 히르그파파 말고도, 사랑에 빠지는 정령이 있을까?
아직 만나지 못한 정령들도, 혹시 멋진 사랑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동경하는 나는 문득 그런게 궁금해졌다.

 


실제 소설 속 밀피리아의 엄마인 눈의 정령 스노우레어의 말투는 약간 사극 같은 말투입니다.

[さぁ、走るのじゃ。そしてわらわが手を叩いたら止まって丸くなるのじゃぞ]

자아, 달리거라. 그리고 내가(わらわ라는 말은 소첩 혹은 여성이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저'의 의미) 손뼉을 치면 멈춰서 둥글어지는 것이야.

[どうせ暇じゃろうが]

어차피 한가하지 않으냐.

... 대략 이런 말투.

 

사실 저도 일본어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은 없어서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다년간의 애니와 드라마 시청으로 습득된 일본어 ㅋㅋㅋ

그나마도 몇 년 안썼더니 가물가물합니다만...

 

어쨌든 제가 쓰고 읽기 편하려고 지금 편한 말투로 썼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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